부제 ‘그날 이후 열 달, 몸-책-영화의 기록’이 말하듯, 저자는 2022년 팬데믹의 마지막 해 봄에 일어난 부상으로 봄에 갇혀 있는 동안 읽은 책과 영화를 독서일기 형식으로 담았다. 2023년 새해가 되자 가족과의 이별을 경험한 후, 그날들의 기록을 선별해 엮으며 뫼비우스의 띠를 이루는 우리의 시간을 통해 삶의 기쁨과 사랑을 말하고 싶은 저자의 의도가 담겼다. 아주 사적이지만은 않을 기록을 통해 저자는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잃어버리는 삶이란 없다고 말한다.
독서일기 형식을 담은 책 리뷰로서 《고독한 기쁨》은 2022년 3월 4일 부상을 입은 날부터 12월 30일까지 열 달간의 기록을 선별해 엮은 에세이다. 저자는 책을 내는 것을 집을 짓는 일에 비유한다. 2015년 이후 꾸준히 에세이로 자서를 써 온 저자의 다섯 번째 집은 책 리뷰를 골조로 다른 책과 영화, 사회와 몸의 기록이 자유롭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삶은 어느 부분도 개별적이지 않듯이 아주 사적이지만은 않을 이 사적인 기록에는 죽음이라는 친구가 일관성 있는 코드로 등장한다. 저자는 그 친구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삶을 통해 삶의 기쁨과 넓은 의미의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사적인 기억의 해석을 통해 솔직한 자기반성과 섬세한 감정, 외면할 수 없는 삶의 환희가 곳곳에 드러난다.
여는 말
3월 March
완전히 헌신하는 순간
하나뿐인 소중한 것
‘사람답게’라는 말
자기 부정의 에너지
4월 April
슬픔을 헤아리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 일어난 일
정원을 가꾸는 마음
몸이 구현하는 숲의 시간
5월 May
마리보다주
소라의 집
다 쓰지 않고 말하기
예술가의 일
6월 June
우연히 만나 애송시가 될 수도
작은 구석
Buen Camino
몸의 결정권
7월 July
내 인생의 주인공 따위
동물성과 영혼
우리에게 빠진 것
한 사람이 사슬에 묶여 있다면
8월 August
뛰어내린 자가 전한 메시지
피클통 속의 기억
내가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Amo, ergo sum
9월 September
아름다움의 안쪽
끝이 좋으면
예쁜 것들이 주는 기쁨
우리가 한 권의 책이 된다면
10월 October
지우고 다시 쓰는 감각으로써
사랑은 그렇게 일어나
기억과 증언의 행위
구조된 자와 익사한 이름
11월 November
그 강으로 가는 길
되기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하는 일
침대와 침대
12월 December
춤추는 불새
괴물을 만든 괴물
우리 삶의 크기는
일상의 내재율
닫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