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슬픔, 그리움…
수없이 흔들렸던 한 사람이 보내는 위로의 문장들
걷다 넘어진 이유를
걷다 깨어진 이유를
걷다 무너진 이유를
때론 그것이 우리가 걸어야 할 운명의 수레바퀴
수레바퀴는 굴러야 하는 이유 앞에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한다
- 「이유」 中 -
떠남의 빈자리가 나를 얼마나 고통스럽게 할지 그때는 몰랐다
스스로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
관객 없이 무대 위에서 춤추는
광대의 슬픔
어머니가 오르내리던 밭길을 무작정 걸었다
어머니의 고요한 얼굴이 내 눈앞에서 떠나지 않아
땅에 엎드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 「겨울비와 함께 떠나신 어머니」 中 -
울다 울다 지쳐 이제 잠들었더냐
피우려 피우려다 이제 지었더냐
그리움에 지쳐 저 산 너머로 떠밀었더냐
홀로 가는 그 길 외롭지 않더냐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하다고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고
소리쳐 외치진 못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살기 위해 있는 것이건만
네가 간 그 길 따라 구름은 흘러가지만
네가 간 그 길 따라 바람은 흘러가지만
네가 간 그 길 따라 우리는 갈 수 없구나
아이야, 이제 행복하더냐
네가 남긴 슬픔은 비가 되어 흩뿌리건만
아이야, 이제는 웃음 짓더냐
네가 남긴 그리움은 어두운 그림자 되어
내 뒤를 따라다니는데
울다 울다 눈물이 마르면
피우다 피우다 꽃잎 떨어지면
아이야, 그때는 네가 간 길 외롭지 않으리라
- 「못다 핀 너를 위해」 中 -
1부 그리움에게 물어본다
메밀꽃 필 무렵
너를 본다
못다 핀 너를 위해
향인(香人)
꽃향기
너의 부재
그리움에게 물어본다
바람
너의 미소
내게 그런 사람 있는가
류시화 시인에게
가을이면
공무도하가
2부 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경에 찾아오신 예수님
황학산을 걷다
기도
엄마라 부를 수 있는 시간이 길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아들
결혼기념일
성탄 전야
한 사람이 있습니다
십자가의 피
3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는 없다
이유
강가에서
신륵사
어둠 속의 불빛
내 삶은 OK라면? 辛라면?
쉼
고독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는 없다
핸드폰
고라니
향수초(鄕愁草)
늦가을의 풍경
겨울 애상
공존
허수아비
강천보의 가을
분수
거울
코스모스
청소
소망
방황
청둥오리야
돌탑
추억이 되어 버린 초등학교
낡은 지식
뿌리
너덜한 바람
바위
상념
사진
깡통의 축복
나
수면
부평초
신문기사(死)
오늘도 걸었습니다
어렵게 쓰인 시
4부 겨울비와 함께 떠나신 어머니
어머니의 새벽
어머니의 눈물
대답 없는 어머니
어머니의 그늘
어머니의 옷자락을 붙잡고
겨울비와 함께 떠나신 어머니
어머니의 하관
꿈에서 만난 어머니
어머니 다른 어머니 1
어머니 다른 어머니 2
어머니 다른 어머니 3
어머니 다른 어머니 4
어머니의 무덤
아버지의 허리
아버지의 눈물
아버지의 아리랑
아버지라는 삶의 지게
아버지의 하관
고향
벌초하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