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비전이. 비전고등학교라는 평택에 있는 공립 고등학교의 터줏대감이다. 나름 2013년부터 살았으니깐 말이다. 나보다 이 학교에 오래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 어떻게 보면 비전고등학교의 진정한 주인이라고나 할까?
많은 학생이 학교의 주인인 나에게 조공을 바쳤다. 그 정성에 대한 보답으로 학생들에게 말을 걸어볼까 한다. 고양이가 사람 말을 한다고? 당연하다! 귀찮아서 안 할 뿐. 요즘 들어 비전고등학교 시끌벅적하다. 아침부터 학생들은 바쁘게 돌아다니고, 점심시간에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나의 은신처였던 학교 운동장 근처의 풀숲은 꽃들이 자라나 아름다운 정원이 되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 비전고등학교 속 인간들의 이야기가 말이다.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뱃살을 출렁거리며 비전고등학교 교문을 들어선다. 나와 첫 대화를 나눌 상대는 누구일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총총거리며 걸어간다.
- ‘prologue 나는 ‘비전이’로소이다.’에서
처음에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대한 그림을 구상할 때, 막연한 불안감이 들었다. 하지만 팀원들과 함께 계속해서 나아가면서, 책 내용의 윤곽이 보였고, 곧 불안감은 기대로 바뀌었다. 모두가 이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했던 일인 듯하다. 팀원들의 열정 덕분에 나는 이 프로젝트에 애정을 갖게 되었고, 팀원들에게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아서 평소보다 조금 더 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결과적으론 ‘같이의 가치’를 많이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 우리의 이야기를 쓰는 항해에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조장, 솔이가 키를 잡고 이끌어주면서도, 자신이 원래 맡은 바 그림을 신속하고 아름답게 완성해줘서 의지가 많이 되었다. 이야기의 소재를 잘 준비해주고, 센스 넘치는 소제목을 지어준 상린이에게도 고마움을 느낀다.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워줘서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글작가인 태성이는,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완성도 있는 글을 위해 머리를 싸맨 결과,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있는 글을 써준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팀원들이 작은 씨앗을 주었을 때, 작가로서의 책임감과 깊은 마음씨로 아름다운 꽃을 피어내었다. (한배를 탄 팀원으로서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중에 파는 일상을 다루는 소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 양예서 비전 크리에이터(일러스트)
‘비전 크리에이터’라는 명칭을 달고 책 한 권을 완성하기 위한 과정을 체험하면서 정말 인상 깊은 일들이 많았다. 제출 전날 다 같이 머리 싸고 고민해서 분량을 늘리기도 하고, 서로서로 일을 도와가기도 하며 완성이라는 목표에 다다르는 과정 하나하나가 뿌듯했다. 또 그림 한 장
한 장을 그릴 때마다 스토리에 어떻게 녹여낼지 상상하는 과정도 너무 즐거웠다. 특히 우리 팀이 다 1학년 동갑내기이고 어느 정도의 친분도 있었기에 다 같이 밤늦게까지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독려하며 협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비전 크리에이터 모두 모두 고생했고, 책 나오면 꼭 다 같이 읽어보고 싶다!
- 진솔 비전 크리에이터(일러스트)
목차
Prologue. 나는 ‘비전이’로소이다.
Part 1. 비전의 ‘발견’
Part 2. 비전의 ‘공동체’
Part 3. 비전의 ‘공간’
Epilogue. 우리는 ‘비전고인’이로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