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시 쓰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저에게 1년 동안 시를 배운 학생들의 시를 모은 공동 시집입니다.
저는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가 좋은 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자신의 진심을 시로 선명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가르쳤습니다. 또 고등학교 문학책에 나오는 시들을 읽으며 공부할 것, 맞춤법에 신경 쓰면서 어법에 맞는 문장으로 쓸 것, 사물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려고 노력할 것, 추상적인 생각이나 느낌을 감각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려고 노력할 것, 비유나 상징 같은 표현 기교도 사용해 볼 것, 시상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할 것, 생경한 단어나 한자어보다는 고유어를 사용할 것, 항상 독자를 염두에 두고 시를 쓰고, 독자에 대한 예의를 갖출 것 등 나이 든 학생들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요구를 했습니다.
저는 저대로,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각기의 입장에서 회의도 느끼고 좌절감과 답답함을 느꼈습니다만, 우리는 어려움을 극복하며 그 과정을 끝냈고, 처음에 서로 약속한 대로 그 과정에서 얻게 된 시들을 묶어 공동 시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2023. 4.
시인 최명숙
파도를 헤치고 떠오를 때
더 둥글어지고
더 빛이 나게 돼요
몽돌 해변은 서로들 덕분에 아름다워져요
- 김용임, 「몽돌」 중에서
자식이라는 꽃망울을 틔우고
가지 속에 감춘
삶의 꿈을 피우기 위해
찢기는 아픔을 견디고 견디었다
- 노순예, 「홍매화」 중에서
그대와 함께라면
모든 길이 산책길 같을 거예요
모든 날이 달콤한 휴식 같을 거예요
- 오경권, 「동행」 중에서
해묵은 껍질을 벗어 버리고
잎을 피우는 나무가 되고 싶다
푸른 희망의 빛으로 그늘진 곳을 밝히고 싶다
- 최승대, 「살구나무」 중에서
격려의 말씀
머리글
Ⅰ
서로들 덕분에 아름다워져요 – 김용임
초승달
참깨
참깨를 말리며
중독의 기억
손톱
장뇌삼
쑥떡
선물
산
몽돌
서울 성전 뜰에서
Ⅱ
눈 속에 핀 붉은 매화 – 노순예
홍매화
구절초
편백나무
동백꽃
코스모스 핀 들길을 걸으며
마음의 고향
창(窓)
쪽파처럼
이별
꽃무릇
추억
Ⅲ
당신과 함께라면 - 오경권
땅콩
갯메꽃
서리 맞은 배추
소나무와 담쟁이
잡초
아버지
가로수
밤송이
동네 인력 사무소
고사리
동행
어머니
Ⅳ
살구나무가 되고 싶다 - 최승대
금수산(錦繡山)
미루나무
살구나무
두부
로마의 휴일
우리 집 강아지
그날
진해루
복(福)
호떡 굽는 부부
퇴임(退任)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