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열여섯의 나를 원망할지도 모르는 열둘의 나에게 보내는 사과이고, 또는 열여섯의 나를 무시할지도 모르는 스물의 나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부탁이고, 또는 지금의 열여섯 김소희에게, 세상의 모든 열여섯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행복한 기억이든, 고통스러운 기억이든, 이 기억들을 모두 간직한다면 언젠가는 그동안 모아 둔 기억들로 다채로운 하나의 그림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의지와 상관없이 팔레트를 무채색으로만 채우게 되더라도 부디 나도, 세상 모든 사람들도 너무 성급하게 붓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
‘열여섯 팔레트를 시작하며’ 중에서
지금도 충분히 어리지만, 더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을 참 좋아했다. 머릿속에서 넘쳐 날 정도로 떠오르는 세상들을 쓰고 그리는 것이 즐겁다. 글과 그림에는 내가 하는 생각들과 내가 느끼는 감정들이 정말 잘 드러난다. 옛날에 썼던 글, 옛날에 그렸던 그림을 다시 보면 재미있는 이유도 그것이다. 그때의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생생하게 기억나서, 꼭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인사를 건네 오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열여섯 팔레트를 끝내며’ 중에서
열여섯 팔레트를 시작하며
행복과 초록
우리 / 오늘을 꿈꾸는 오늘 / 횡단보도에서 / 열다섯에서
엄마 / 어리게 어리다 / 겨울 / 기억 방울
많이 보고 싶었어 / 별을 찾던 아이 / 어린아이에게
아이의 세상 / 환기 / 너의 색 / 목소리와 걸음의 진동
오늘의 색깔 / 우리만의 별 / 바다에 담긴 하루
막연함 / 밤공기 하나 / 여정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 친구에게 / 그런 삶 / 행복해지면 보이는 것들
꽃밭 / 노을 / 시간의 갚음 / 삶의 예술가
뻔한 말 / 그런 너와 나
우울과 파랑
추락 / 비로 만든 바다 / 캔버스 / 심호흡 / 잠수
댐 / 무너진 댐 / 보고 싶지 않아 / 외로운 네잎클로버
왜 꼭 그래 / 어항 안 물고기 / 혼잣말 / 준비
작별 인사 / 왜 나를 사랑하나요 / 오늘따라 / 무채색
발자국 / 붉은 눈 / 경로 이탈 / 발 닿을 곳
앨리스의 익사 / 짓밟힌 새싹 / 너라면 / 대비
그런 날에는 / 마지막 무대 / 짐 챙기기 / 지친 날
희망과 노랑
과거에게 / 현재에게 / 미래에게 / 거울
시간을 그리는 사람 / 목련에게 / 미래로부터
계절의 기약 / 강물을 떠나며 / 소중한 아픔 / 초여름
시간이 필요해 / 기억 / 다시 인사 / 그 기억
터널의 끝 / 서투른 걸음 / 첫봄 / 악몽 / 깊이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 작은 별의 소망 / 소녀와 강물
열여섯 팔레트 / 다듬지 않은 시 / 회복
불안과 보라
내 인형에게 / 백지 / 촛불 / 조각 하나
기대가 크면 / 걸음 / 어린 나의 세상에서 / 버스
착각 / 폭풍 전야 / 나도 모르는 새 / 시간에
커 버려서 / 세 번째 바위 / 단 하나도 / 조화 / 생화
달 뜨지 않는 밤 / 미리 그리움 / 성냥팔이 소녀 / 세상에게
열여섯 팔레트를 끝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