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기 공민왕 21년(1372) 6월 대규모의 왜구가 강릉 지역을 침공한다. 이때 강릉부 관아에는 고려 최고의 명궁 이옥(李沃)이 관노로 있었다. 그는 지난해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처형된 시중 이춘부의 장남이었다. 이옥뿐 아니라 그의 가족 모두가 관노가 되어 전국 관아로 흩어졌다. 마침 강릉도안렴사와 부사는 이옥이 개경에 있을 때부터 잘 알던 사이였다.
그들은 이옥이 고려 최고의 무사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군권을 부여하여 왜구의 격퇴를 부탁한다. 이옥은 고려 중앙군인 이군(二軍) 소속 군관으로 아버지 이춘부와 홍건적과 왜구를 격퇴한 전적이 있었다. 이옥의 주도로 강릉부 군사들은 재정비되어 철저한 훈련을 받으며 왜구의 침공에 대비한다. 왜구는 동해 지역으로 침범하여 영덕, 덕원, 안변 등을 침구하지만, 강릉에 침공했다가 이옥이 이끄는 강릉부 관군에게 전멸당하고 만다. 이후에 우왕(禑王) 때 이춘부는 신원(伸冤)되고 가족들은 복권되며, 이옥은 강릉도절제가 되어 오래도록 동해를 안전하게 지킨다.
- 요즘 발간되는 역사 소설의 배경은 대부분 조선 시대에 한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유명세가 있는 특정인을 여러 명의 작가가 반복하여 호출하고 있다. 여러 작가가 다양한 해석으로 독자들을 혼란에 빠지게 하거나 특정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장군이 있었다.
- 강릉대첩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옥(李沃)이라는, 고려 공민왕 때 명장(名將)이 활약한다. 작가는 본 소설을 창작하기 위하여 강릉, 영덕, 덕원(영해), 여주, 평창 등지를 여러 번 답사하여 영감을 얻어 집필했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쓴 글이 아니다. 역사적 고증과 현장 검증이 동반된 살아 있는 글이다.
- 공민왕 때 시중이었던 이춘부는 신돈의 개혁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신돈은 권문세가와 대척점에 서게 되면서 반역자로 몰려 처형된다. 신돈의 당료(黨僚)였던 이춘부도 처형되면서 그의 가족들은 하루아침에 노비로 전락한다. 주인공 이옥은 고려 최고의 명궁(名弓)이었다. 강릉부 관노가 된 이옥에게 왜구를 섬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지며 그는 전설을 만들어 낸다.
절체절명의 상태에서 좌절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주인공 이옥은 한국의 젊은이에게 미래의 표상이 될 만하다. 묵묵히 실력을 키우고 준비하는 자에게 영광은 찾아오게 되어 있다. 백척간두에 있는 조국의 운명을 뛰어난 궁술과 검술로 상황을 반전시키는 이옥은 거인(巨人)이 틀림없다. 동시대의 무장(武將) 중 이성계, 최영, 정지, 최무선 등은 관군 지휘관이 있었지만, 노비로서 왜구를 섬멸한 혁혁한 공적은 오직 이옥 장군에게 한정된다.
대한민국은 사방이 강적(强敵)이다. 소설 『강릉대첩』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떻게 강적들을 누르고 국가 번영을 이룰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강력한 국방력이 갖춰진 나라에게는 번영과 평화가 있지만, 유비무환 정신이 없는 민족에게는 파멸이 있을 뿐이다. 작가는 본 소설을 통해 무언의 교훈을 전하고 있다. 650년 전 여름, 강릉 안목 해안에서 있었던 왜구 섬멸 작전이 감동적인 영상으로 그려진다.
[중권 목차]
- 관노와 관기의 인연
- 강릉도 군사가 되다
- 실전 같은 훈련
- 고려를 유린하라
- 월대산 전투
- 초토화 되는 금수강산
- 강릉을 사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