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 그때가 아름다웠다고 추억할 수 있는 진솔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흔적으로 젊은 날의 모습이 마음에 각인된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여정을 정리하여야 하는 세월을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아직 마음에 젊었을 적 지니고 있던 고운 시심을 가지고 시를 쓸 수 있음에 나는 감사한 마음과 기쁨을 가집니다.
어쩌면 오늘의 시대가 너무나 거칠고 삭막하며 외롭고 쓸쓸하게까지 느껴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손에 이 시집이 들려져 읽혀질 때 젊은 날에 느끼고 체험했던, 눈시울을 촉촉이 적셔주는 추억들을 불러오는 기쁨을 안겨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본문 중에서 -
험난한 역경의 굴곡진 삶의 여정을 걸어오면서 ‘무엇을 위한 걸음이었는가?’ 하는 생각으로 힘들어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한순간에 쌓아 온 모든 것들이 허물어져 내리고, 사랑하고 사랑을 받으며 함께 살아왔다고 여겼던 사람들이 등 돌리고 떠나는 것을 보게 되었을 때가 그러했습니다.
그러한 때에 나를 지탱하여 준 것 중의 하나가 시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시를 쓰는 시간은 마음의 평정을 찾게 하여 주었고 조용히 성찰의 눈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아픔을 딛고 미래를 향해 걸어갈 수 있게 하였습니다.
- 본문 중에서 -
20대 초반, 시를 쓰기 위해 시상을 찾아다니던 시절부터 80대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인의 인생이 빚어 낸 심상의 극치
이 시집에는 시인의 인생이 담뿍 묻어 있다.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어려운 현재, 추억을 쌓아올리기 어려운 이 시점에서 되돌아보는 추억 여행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리움과 사랑으로 쌓아올린 시들은 삭막해져 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도, 훗날 시인과 같이 추억을 회상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머리글
제1부 추억의 조각들
밀물
영랑호반 길
지금도 고향을 갈 때면
조용히 비어 있었습니다
스카프
고요의 맑은 호심
그 길을 함께 걸어요
그리 살아가겠습니다
감미로운 마음의 입술로
마음으로 간직한 사랑
제2부 샘 같은 사랑
오직 하나 그것은
얼굴
뒷산에 꽃 필 적에
장미꽃 여인
조롱
연금술의 사랑
사랑과 눈물의 피로
낙엽의 사랑을 아시나요
그 사랑을 나도 드리겠습니다
제3부 아름다운 동행
그래요 우리 함께 가요
봄 햇살이 향기롭듯
비 내리는 길을 걸으며
우리 걸었네
하나로 흐르는 강
마음에 간직한 사랑
임이 내게로 오심으로
사랑으로 살아가리
삶이 빗물처럼 흘러내리는 날에는
제4부 그리움의 향기
문득 당신이 그리워지는 것은
하지만 그대는 아시나요
보름달
그날이 그립습니다
추억의 조각들을 즈려밟으며
너의 모습이 그립다
안개꿈
그리 임이여 오시옵소서
기다려지는 마음
가슴 하늘 비 그치면
제5부 흑진주 같은 상처
너를 어이하리
눈물
인습의 굴레
차돌
그렇게 자유로우리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파도에 곱고 맑게 씻기운 울음소리
침묵의 시간
당신은 아십니다
제6부 그리움의 고독
허리 휘도록 기다림에 서 있는 노송
까치가 운다
가을입니다
그대는 아실까
하늘이 조용히 우는 날
그런 여인 하나 만날 수 있을까
가슴의 숲
제7부 상처를 남기고 가는 길
자유롭기 위하여
흐르게 하리
사랑한다는 것은
그것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카페 시인의 마을에서
무지개 꽃
떠나야 하신다면
이별
비 내리는 길
제8부 버릴 수 없는 그리움
촛불
삶이 빗물처럼 흘러내리는 날에는
인연
때로 조금은
봉선화 꽃물
백치 아다다
산다는 것은
상처
그네
전화
제9부 꿈을 먹고 사는 사랑
노을이 지고 어둠이 내리는 길
꿈
회기
한 잎 나뭇잎 여인을 주심으로
하늘이 열리는 아침
봄비
행복
몸은 하나이어도
샘가
조용히 책장을 덮는다
제10부 작은 함성
광야로 나가라
D. M. Z
강
양양 오일장
청학동
산다는 것은
갠지스강에 가면
그날엔 그래야 했었다
사나이
맑은 영혼의 노래 부르고 싶다
글을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