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람초등학교에서 나(오민우)는 정은주의 마음을 차지하려고 서준태와 다툼을 벌였다. 6학년 2학기에 은주는 서울로 준태는 부산으로 전학을 갔고, 나를 쫓아다니던 스토커 유순덕은 2학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떠났다.
6년이 지나 일류대에 입학한 후 나는 학생회관 구내식당에서 친구인 박광득과 점심을 먹고 있다가 은주와 재회하게 되었다. 은주로 인해 뜻밖에 같은 대학교에 다니는 준태와도 재회하게 되었다. 준태와 나는 또 은주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을 벌이게 되었다. 3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날 준태가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은주의 마음은 준태에게 역력히 기울었고, 나는 은주를 포기하고 군대에 지원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나는 굴지의 전자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다. 새해 들어 나는 회사 건물 지하 1층의 양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가 은주와 4년 만에 재회했다. 새해 첫째 주 토요일에 나는 은주와 서해안에 낙조를 보러 갔는데, 리조트 호텔 룸에서 그녀의 순결을 빼앗고 말았다. 은주는 임신을 했고, 그로 인해 나는 은주와 재회한 지 5개월 만에 결혼식을 치르게 되었다. 결혼식 후 나는 장인의 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갔다.
결혼하고 근 7년 만에 은주와 나는 본가를 벗어나 호수공원 앞 아파트로 이사했다. 10월 7일에 나는 무남독녀인 하은이와 테라스 상가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서 호수공원으로 갔다. 산책을 하다가 하은이와 나는 나무벤치에 앉아 숨을 돌렸다. 그러던 중 나는 배탈이 나서 하은이와 함께 화장실로 갔다. 나는 한참 설사를 한 후 화장실에서 나왔는데, 하은이가 보이지 않았다. 하은이는 아무리 기다려도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집으로도 와서 찾아보았다가 경찰서에 가서 민태성 형사에게 사건 진술을 했다. 집으로 다시 돌아온 후 나는 딸을 찾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는데…….
나는 눈을 번쩍 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꿈이었다. 저절로 안도의 한숨이 내뿜어졌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설마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라고 확신할 수 없다. 나는 거울에 거울을 비쳐 거울 속의 몇 겹의 내 모습을 보듯 몇 겹의 꿈을 꾸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과 일들이 꿈일지 모른다. 나는 마지막 꿈에서 깨어나서야 현실과 내 모습을 알 수 있을지 모른다.
--- 제3부 중에서
프롤로그
제1부
제2부
제3부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