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진 풍파를 안고 억겁의 시간을 보낸 바람은 노을을 흔들지만 영원할 수 없는 세월 앞에 그 누구도 탓하지 않았던 바람도 이별이 가까워졌음을,
바람이 머문 집 뒤안길에 자꾸만 잊혀가는 아쉬운 추억들.
소녀는 한 줌의 글을 뿌려 바람의 빛으로 세상을 비추어봅니다.
애단 마음에 맑은 바람은 애써 별과 숨 고르기를 한다
그곳에 있는 행복 세월은 차츰차츰 향기를 훔쳐갔다
시(詩)는 노래며 노래는 시다. 노래는 귀로 보며 시는 눈으로 들으며 가슴에 담는다. 이처럼 시와 노래는 가슴에서 서로 만난다. 김재원 시인은 이 ‘길’을 오가는 시인이자 노래를 짓는 작시가(作詩家)다. 이번에 그가 시집 을 상재(上梓)했다. 시집에 실린 시들이 한결같이 악보를 타고 들리는 노랫소리 같다.
‘아름다웠던 행복은 / 꽃 피는 봄날이었고 / 화려함에 취한 행복 / 설렘으로 꿈을 꾸었던 // 심장으로 못질하던 / 이별도 젊음의 한때, / 고난과 굴복의 늪을 / 가슴으로 품었지’(시 「산다는 것은」 중 일부)를 노래처럼 그렇게 눈으로 듣고 귀로 보았다. 그렇게 되도록 김재원의 시에는 음표(音標)가 붙어있다.
김호운(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머리말
축사 - 시를 쓴다는 것
1부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일출
새벽길
천변을 걸으며
섬진강에 그 사람이 있다
소풍 가는 중년
은파 유원지
천사의 다리를 건너며
젊음은
중년
생각에 잠기어
노을은 지고
혼자
여수 밤바다
밤바다에서
여고 시절
파자마 파티
외출
친구
문방구
영화감독
청빈한 청년
반복되는 실수
늦공부
드럼
코로나19
들꽃의 외출
2부 그럴 때마다
그럴 때마다
아카시아 피는 봄날
춘설
봄은 어디에
봄나물
사랑의 온도
능소화
봄빛
금정사의 봄
개망초
가을비
꽃무릇(석산)
구절초
건지산
갈대
낙엽
가랑잎
홍시
낯설은 겨울
첫눈이 그대라면
눈 오는 날에는
그대는 눈
동백꽃
겨울나무
3부 바람(아버지)
바람 그리고 무화과
둥지 속의 바람
벌과 나비
내 고향 금평리
바람의 빚
지르박
바람의 집
철없는 딸
바람의 끼
바람의 여인
노을빛 소슬바람
그녀의 삶
여름 소나기
인연
소중한 인연
주부 파업
황토에 물드신 부모님
4부 그리워도 추억은 없다
그리워도 추억은 없다
그리움의 상념
집착
가을 바다
솔섬을 바라보며
바닷가에서
내일이 오면
떠날 수밖에
난 사랑 넌 우정
슬픈 사랑
소녀와 오디
달빛 추억
아직은
그리움
세월
사랑 또 하나의 사랑
여름을 보내며
아름다웠던 날들
출렁다리
5부 시는 당신의 노래
가슴에 피는 꽃
정말 사랑했을까
아카시아 피던 날
임이 온다네
기다림
사나이는 바람
그림자 사랑
아름다운 산하
웅비하는 생명의 삶터
전주비빔밥
호국의 영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