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에게
대신 전해 달라
허공에 손짓만 한다”
『달빛이 흐르는 밤』은 마음속에서 아름다운 감정이 흐르게 하는 전병무 시집이다.
시·가 즉 시와 노래는 예로부터 함께 따라다니는 문구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음악은 귀청이 상할 정도로 들으면서 시는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시를 멀리하고 읽지 않는 것은 자기 수양과 인간미를 풍부하게 하는 데 조금 부족한 행위인 것입니다. 핸드폰의 발달로 지식과 정서에 먼 게임이나 엉뚱한 곳에 시간과 정력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시를 읽어 마음속에서 아름다운 감정이 흐르게 하고 올바른 사고력을 기르는 데 꼭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60~70년대엔 시집을 들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 저자 전병무 敬上
미련을 품은 기러기들이
못내 떠나기가 섭섭한지
모두 모여서
얼마나 울었던지
목이 쉬어
흐릿한 달빛을 타고
북쪽으로 가면서
작별인사를 해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
나도 차가운 밤기운에
목이 가라앉자
떠나는 기러기들한테
인사를 하려 해도
목소리가 터지질 않아
초승달에게
대신 전해 달라
허공에 손짓만 한다.
- 달빛이 흐르는 밤 中에서 -
머리말
달빛이 흐르는 밤
담장 밑에서
봄소식을 듣고
고인돌
살아있는 땅
빨간 수염 난 어린이
고향에 뜨는 달
바람 부는 언덕
못 잊을 추억
꿈이 가득한 밤
그림자 동무
꿈을 꾼대로
놀이동산
앞산을 오르며
허수아비의 마음
올림픽 백태百態
아, 가을
빈 하늘
솜씨 좋은 하나님
쪽방촌 할머니
시인의 마음
노랑머리 소년
안개 속의 침묵
서풍이 불 때
숲속은 싸움터
월미도
처서處暑
인천 앞바다
산밭
분꽃
성난 파도
천둥 치는 밤
배워야 산다
멧돼지 사냥
나귀 탄 사람
귀가 작아
섣달
오작교
봄이 오는 길
눈 내리는 밤
성급한 메시지
심술 천사
떡방아
난생卵生
어쩌다
세밑 풍경
풀밭
낮과 밤
여울목
방울새
파란 하늘
하나님은 부자
그림을 그리는 해님
저무는 들녘
봄의 전령
오늘에 부를 노래
정이 흐르는 말
남을 위한 희생
내 맘은 떠돌이
고향 가는 길
아름다운 사람들
억만 년 후의 꽃과 사람
더위에 지친 오후
인생은 짧다
너답게 살라
뻐꾸기의 설움
이 땅이 참 좋다
엄마 찾아 천 리 길
난파선
해수욕장
근면
잡초와의 싸움이 싫어
설천제設天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