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글을 세상에 내놓는 마음은
언제나 부끄러움이다.
말들이 다 빠져나간 허허로움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또 다른 말들이 필요할까.
- ‘작가의 말’ 중에서 -
시인은 낙담과 절망이 횡행하는 이 시대에도 언어적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존재이다. 『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은 자연과 사람, 도시, 동물, 그리고 시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들을 느낄 수 있는 장오수 시인의 시집이다. ‘돌아볼 무엇이 그리도 남아 떠나지 못하’는 많은 이들에게, 62편의 시들은 ‘섬돌 위 햇볕 한 자락’처럼 잠깐의 쉼이자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자기 허리 휘는 줄도 모르고
그 많은 새끼들 다 끌어안고 사는
늙은 애비
먼저 철든 나라도
입 하나 덜어줘야지
모두 잠든 새벽
홍시 하나
툭
떨어진다
- 본문 「홍시」 중에서 -
작가의 말
1부 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
홍시
이 여사의 여행 준비
숙취
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
풍문
77번 시내버스
낮잠
대심문관
땡볕
문암송
불면증
섬
목련
여름 한낮
시 동냥
수건을 접으며
카카오톡
풍경화
겨울 준비
뉴타운
행자승
2부 눈 감아도 보이는 너의 마음
부부 싸움
비오는 날은 수제비를 먹어야 한다
광고
나비가 꽃에게
네 미소는 꽃을 닮지 않았어
눈 감아도 보이는 너의 마음
묵은지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동창회
신혼은 아름다워
신혼은 아름다워 2
야간 근무
어머니
주름살
낙화
다시 수건을 접으며
죽비 소리
학교 앞 산책 길
휴일 오전
아버지와 소
3부 삶의 의미에 대해 답하다
새벽 출근길
삶의 의미에 대해 답하다
서울 예수의 죽음
사랑의 열역학 법칙
24시 황소 꼼장어집
개미
노루목
내가 읽은 책과 세상
닫힌 문
달팽이의 비애
대림동 성모병원 501호
마부위침
비둘기의 변절
백구두
아버지
아파트
엘리베이터
작심삼일
청첩장
편의점
휴가 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