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경험과 사유의 반복을 통한 깨달음으로 한 계단 한 계단씩 성장해 간다.”

저 바람과 이슬과 고독한 나무가 서로에게 물들어 눈물겨운 아름다움을 주듯,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실존적 공허의 시대에 서로가 서로에게 물드는, 위로와 공감의 날들이었으면 좋겠다. 숲과 호수를 거닐고, 바람과 햇살을 가르며 새와 물고기를 벗해 보자. 잠시 쉰다고, 저녁놀을 바라본다고 우리 삶이 녹스는 건 아닐 게다. 부족한 글이나마 잠깐의 여유 속에 읽기를 권한다.

낯선 물음에 귀를 기울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 없이 스쳐 가는 바람의 유혹(誘惑)도, 날 저물고 어두운 하늘에 떠 있는 저 초록별의 손짓에도, 그 길을 에워싼 숲의 깊은 고요에도 매혹(魅惑)당하기도 한다.

바람을 동여매지 못하고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으로 찾아가는 사막(砂漠)의 지평선(地平線)은 현생(現生)의 사랑이고, 반짝 켜졌다 사라지는 저 초록별은 전생(前生)의 사랑이며, 끝없이 이어지는 알 수 없는 깊은 숲은 후생(後生)의 사랑이다.

영원을 살아 보지 않은 자의 미숙함으로 몇억 광년(光年)일지 모를 시간(時間)을 헤아려 본다. 유성우(流星雨)가 하늘을 가르며 떨어진다. 순간의 반짝거림은 이미 오래전에 죽은 불빛이다. 그 불빛으로 반짝이는 저 바다는 여전히 음악(音樂)처럼 흐른다.

살아온 시간(時間)을 다 바쳐 천년(千年)을 꿈꾸어 보지만, 남은 것은 폐허(廢墟)가 된 몸뚱이뿐이로다. 죽음과 함께 걷는 것은 살아온 내 기억(記憶)뿐이며, 남은 자에게 남길 수 있는 것은 나에 대한 추억(追憶)뿐이네.

책을 읽거들랑 나름의 의미(意味)를 페이지에 새겨두고, 삶을 살려거든 생(生)의 의미(意味)를 시대(時代) 속 변두리에라도 접어두라. 그렇게라도 해야만 내 숨결이 물기 젖은 바람이 될 때 순간(瞬間)의 깊음은 될 테니까.

- 본문 ‘알 수 없는 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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