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도 동인지 제6집 『유마의 방』
20여 년을 예도란 이름 아래 함께해 온 10명이 아름다운 시어들로 동인지 6집을 펴냈다.
“단풍이 지천이다.
해마다 같은 풍경일진대 늘 이맘때 주저앉게 된다.
무언가를 거두어 들여야 한다는 성급함이 곱게 물든
단풍 곁을 서성이게 한다.
20여 년 이상 함께 먼 길 걸어온 우리!
그동안 5권의 동인지를 상재하였고
잠시 주춤하였으나 다시 제대로(힘주어) 만난 지 2년.
그간의 토론 작품들을 모아 오랜만에 동인지 제6집의
결실을 맺게 되어 한없이 기쁘다.
고맙다 예도인들!
사랑도 때론 지겨울 때가 있다고 했다.
이십여 년을 만난 우리도 솔직히 가끔은 지겨웠으리라.
지겹고도 정겨웠으리라.
그 정겨운 세월이 우리를 다시 예도로 불러들였다.
각자의 집 앞 골목을 맴돌다가 버리지 못한 습작노트를 들고
한 사람 두 사람 다시 만난 이유다.
우리는 ‘예도’다.
이십 몇 년 전 그대로의 우리들이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또 지겹다고 웃을 것이다.
그러나 지겨움에 담긴 서로에 대한 관심과 그리움
무엇보다 동인이라는 이유로 허물없이
유쾌하게 웃을 줄 아는 우리는 ‘예도인’이다.
싱그로브에서도 웃고
청담공원에서도 웃고
선릉에서도 웃고
시 속에서도 웃고
한밤중에도 웃고
번개 속에서도 웃고 대중없이
이렇게 웃으며 만날 것이다.
그리고 함께 시를 쓸 것이다.
언제까지나 우리의 삶을 노래할 것이다.”
2015. 늦가을
예도 시동인 회장 함선미
예도인의 말
함선미
오후 다섯 시에 마시는 커피
붉은 신호등을 건너고 싶을 때가 있다
눈
눈 과 밥
소나기
접촉사고
세월꽃
첫 기일에 전하는 말
박화진
개기일식
무대 디자이너
유마의 방 1
유마의 방 2
금오신화
느티나무
정노천
툭, 톡
망치질
배신감
내 곁을 지켜 줘
우주적인 방
비문증
아미타멘
동그란 동굴
화왕산 연가
선유도하가
니가 갈대냐
숨은 꽃
가을
몽1 여자
명약
정칠광
바람
구절초
포항항구
내 쉰다섯의 가을은
내 예순다섯의 기도
의자
청미래 넝쿨 이야기
서재원
다시 시를
이별은
초보 탁구
우울증
마지막 동행
11월의 나무
박경희
낙엽
거꾸로
플라타너스
폼페이
폐타이어에 핀 장다리꽃
불안한 잠
거미줄을 걷으며
정전
느릅나무
호박고구마
최영숙
월반졸업
환절기
시 읽기
주소를 옮기며
지구로 돌아온 아기 공룡
양수리, 그 계절이 지다
성채목
도비왈라
그을린 자리
봄날 오후
우연은 없다
시와 함께
기억에 대하여
소각하다
삼류시
봄에는 침묵이 자란다
그녀의 오로라
문순영
국경선을 넘어가다 혹은
동굴에 사는 그 물고기네 봄
지하의 봄철을 타고 가다
함박눈
불온한 꾸러미
비누의 세월
현상
참 다행인 새
물드는 담쟁이, 벽을 타다
유리창들
마해성
바람
바람 바람
저쪽 세상
하늘
카봇
윗세오름
예도시 연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