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을, 하정 최순향 선생님께 시조를 공부하는 열 명의 시인들이 동호회를 결성하였습니다. 이름하여 삼소회(三笑會)·호계삼소(虎溪三笑)라는 중국의 고사에서 빌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공부 시간은 늘 화기애애합니다. 널리 알려진 시인들의 시와 회원들의 자작 시조에 대하여 서로 평하고 논할 때에는 치열하지만, 선생님과 회원들의 촌철살인 유머와 자유로운 상상의 날갯짓은 강의실 분위기를 달굽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하루종일 공부하는 날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공부하기를 회원에 따라 길게는 4년여 짧게는 1년여, 함께 공부하며 쓴 작품들이 꽤나 모아졌습니다.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는 속담이 있지요. 작품이 모이니 우리도 동인 시집을 내면 좋겠다는 의견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오가다가 어느 순간 진담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직은 배우는 입장이고, 여러모로 부족한 글을 책으로 낸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나름대로 밤을 새우며, 때로는 몇날 며칠씩을 고민하며 쓴 자식 같은 작품들인데, 그냥 책상 서랍에만 넣어 두기가 아쉽고, 또한 그렇게 쌓아만 놓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시조라서가 아니라 앞으로 좋은 시조를 쓰려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다짐과 독려의 뜻도 담겨 있습니다.
독자께서는 부디 이런 뜻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 머리말 중
축 사 - 최순향 •
머릿말 - 유재홍 •
초대시 - 최순향 •
가을 숲에서 / 돌[石] 꽃 / 옷이 자랐다
信잇ᄃᆞᆫ 그츠리잇가 / 이제야 보이네
이기선 •
초승달 / 오래된 집 / 기다리며
어머니의 가방 / 표지석 / 못
노을에 비낀 우체통 / 야 근
로드 킬 / 시집을 덮다 / 가을 배추
권정숙 •
구 름 / 유 월 / 바로 지금 / 그녀가
고 독 / 여름 화원花園 / 봄의 단상
너의 부재不在 / 하얀 코스모스
겨울산 / 꿈을 소환하다
김기자 •
벚 꽃 / 가 을 / 농부의 기도
첫 눈 / 검정 고무신 / 사모곡
여름의 잉태孕胎 / 느티나무
한계령, 눈에 묻히다 / 고향집 / 들 꽃
임선화 •
작은 꽃 아주 작은 꽃 -Ash down 숲에서 / 월의 바람
Sussex의 꽃바다 / 씨앗 받기 / 마 음
혼자인 줄 알았네 / 출애굽EXODUS
추 억 / 길 / 아낙네들의 수다 / 지팡이
한동철 •
봄의 손길 / 자연은 / 이름이 걸레
산책길 / 우리 사이 / 콩깍지
버리러 간다 / 술 / 눈맞춤
빈 둥지 / 괜찮은 사람
유재홍 •
인사동 하늘 / 겨울 바다 / 아카시아꽃
쌍도雙島의 낙조落照 / 오일장
서낭당 / 가을 단상 Ⅱ / 겨울 산장 / 간이역
비무장지대 / 가을 문턱
성보용 •
몰 입 / 수수를 심어 놓고 / 작은 공원
노래하라 / 달빛 고와 / 계절의 선물
세모歲暮에 / 꿈길에서 / 늦잠에서 깨어나
동짓달 연가 / 나 오늘은
권혁범 •
우시장 가는 날 / 서랍을 정리하며
다림질 / 정동진 카페에서 / 막장 이야기
처음 듣는 것처럼 / 석양 무렵 / 또 하루가
다시 가을에 / 촛 불 / 해오라기
이은순 •
봄은 오는데 / 목련, 그 하얀 꽃잎
봄은 가고 / 꽃잎이 지듯 / 여름날
풍 경 1 / 동 행 / 코스모스 / 가을비
아리랑 / 기억나니?
권용인 •
쑥부쟁이 / 추 야秋夜 / 향 수鄕愁
사부곡思父曲 / 아들아 / 거 목巨木 -청암靑巖 선생님
먼 그대 / 가을 하늘 / 강물 위의 가로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