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원했던 방향과 반대로 흘러가고 있을 때, 잠시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이 있다. 다시 찾아온 선택의 길에서 그는 어느 쪽으로 걸어가게 될까. 스쳐 가는 감정을 담은 가장 솔직한 이야기.
“내려놓고 싶은 감정이 마음 깊이 남아있을 때,
그 감정을 어떤 이야기로 표현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다 나오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분명히 이 스토리를 떠올리게 한 감정이 작품의 동력인 건 틀림없는데, 이렇게 완성된 스토리는 ‘정말 그렇게 느꼈니?’라고 제게 다시 묻기도 합니다.
아마 제가 그때 그 감정을 정면으로 다시 마주할 용기가 없어, 조금씩 바꾸고 숨기려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족하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조금씩 감춰놓은 감정까지 전달되었길 바랍니다.”
늘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썼지만, ‘정말’ 그 책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괜찮아”라는 말이 더 이상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했을 때,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이 방을 나서기로 했다.
“지금까지 뭐 하셨어요?”
“나이가 많아서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렇게 살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벌써 귓가에 들려오는 이런 말들을 버텨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고통스러웠다. 귀를 막고 고개를 숙여 신발장을 향한 내 눈엔 언제 샀는지도 기억조차 나지 않는 구겨지고 색 바랜 빨간색 스니커즈가 보였다. 늘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썼지만, ‘정말’ 그 책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프롤로그’ 중에서
‘근래 이렇게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있었나.’ 전에 글을 쓸 땐 잠을 자지 못한 일이 많았다. 쓰다 보면 더 나은 것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들 때문에 결국 이쪽, 저쪽으로도 가지 못하고 내용을 생각해야 하는 고통에 잠 못 이루는 날이 생기는 것이다. 그럴 때면 더 글을 썼다.
‘사연’ 중에서
프롤로그
후회
시선
그림자
손님
서주희
책
전화
그렇게 떠났고 다시 만났다
사연
글
에필로그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