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동생처럼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을까?
그리고 동생처럼 그래도 형이라며 나를 찾아왔을까?’
난 동생에 대한 어린 시절부터 비교적 최근까지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작가로서 난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나?’라는 생각까지 하며 참 정신적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었을까? 차가 밀렸음에도 금방 동생의 집에 도착한 기분이 들었다. 동생이 거주하고 있던 곳은 아주 비싼 동네는 아니었기 때문에 가기 전 걱정이 앞섰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막상 동생이 살고 있었던 집 건물 앞에 서니 그래도 안도감이 들었다. 한 번도 방문한 일이 없어 동생의 집을 보기 전까진 어떤 집에서 어떤 모습으로 거주하고 있을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비교적 신축 건물의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았던 걸 보면 나쁜 환경에서 생활하진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본문 中
평범하다는 단어마저 너무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로 단조롭고, ‘다음’ 없는 삶을 살아오던 주인공에게 마지막 ‘다음’의 순간이 찾아왔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한 인물의 마지막 ‘다음’, 과연 그는 자신의 마지막 ‘다음’을 찬란하게 맞이할 수 있을까.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들 중 이 2가지 일은 모두 어쩌면 나에게만 중요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누구도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데, 나 혼자 깊은 고민을 하고 행동으로 옮겼고 결과는 내가 깊이 고민한 시간에 비해 보잘것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이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할 의무는 전혀 없었다. 어떠면 인간관계는 생각보다 간단한 건지도 몰랐다. 어린 시절 너무 ‘사랑’이나 ‘우정’이라는 단어로 인간관계에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을 하는 데 있어서 오히려 그 발걸음이 무겁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