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길에도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맑고 밝은 날에는 별로 드러나지 않다가
비가 오면 확연하게 드러나는 울퉁불퉁한 상처들 말입니다.
길과 나는 ‘상흔동지(傷痕同志)’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상처 난 삶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소원해 봅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길은 기다림의 존재입니다. 길은 어떤 경우에라도 내게로 먼저 다가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길이 좋습니다. 나를 기다려 주는 그 어떤 존재가 있다는 것은 나를 살게 해 주는 삶의 동력입니다. 길은 나를 무한 기다려 줍니다. 무한의 기다림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것은 무한 행복입니다. 그래서 길 위에서 걷고, 서성이며 행복을 배우고, 행복을 만끽합니다. 길은 나를 존재하게 하는 기다림입니다.
본문 중에서
프롤로그
시작: 집을 나서면서...
길은 기다림
사랑의 소식만을 기다리며...
길! 하나: 길에서 기다림을...
하얀 의자
먹구름 속의 한 줄기 빛
은행나무 아래서
예쁜 텃밭
길 위에서 배우는 질서
이쪽과 저쪽
나무 사랑? 나무 학대?
굽은 길이 좋다
감정이 배부른 날
산길에서 만난 행복
잠시만 앉아 보세요
골목 끝에는
키 작은 유채꽃
계단에게 예의를
세 종류의 길
길에도 상처가 있더라
버려진 소나무
저 길 끝에는
보리밭
빈 의자의 기다림
진짜 길의 모습
길! 둘: 길에서 삶을...
니아까 사실 분
삶은 고단하지만
삶의 손수레
모래톱을 만들어야 합니다
텃밭이 따로 있나
보리밭 추억
삶의 끈기
버려진 것들의 쓰임새
이제는 풀어 주세요
한 점의 보라색 꽃
삶은 기다림입니다
포장마차
유채꽃에게 박수를
손수레의 휴식
그 이름은 폐철도
삶은 신비입니다
소소함의 조화
동백꽃이 피었습니다
왜 눈물이 나는 걸까?
잡초의 생존법칙
계단을 올라가야만
자투리땅의 여유
삶으로의 의지
목이 마릅니다
누가 봐 준다고
석양빛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보면
길! 셋: 길에서 사람을...
사각세상
백열전구의 추억
목욕용품 바구니들
저들은 떠났지만
노인의 뒷모습
징검다리 추억
나를 위한 카네이션
사람을 기다리며 그리워하는
마음이 예쁠 것 같은
빈 공중전화 부스
혼자라도 좋습니다
버려진 영화 CD
추억만 남을 텐데
나 살아 있어요
봄은 낮은 곳으로
길! 넷: 길에서 사랑을...
우리 함께 살자
사랑과 낚시
장미와 사랑
연리지
사랑지기
불편한 동거
드디어 오늘은 썰물
나도 너 때문에
우체통과 동백꽃
할미꽃 사랑
동행
하루 마감
길! 다섯: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꿈꾸는 집(1)
내가 꿈꾸는 집(2)
귀가(歸家)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