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이란 직업에 목마름을 느끼는 이라면!
나는 이 책이 승무원을 친구로, 가족으로, 연인으로 둔 사람들이 사랑하는 그 사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내가 승무원으로서 살아가는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그대가 승무원일 당신의 친구를, 딸·아들을, 혹은 연인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그대가 누구이든 어디에 있든 나의 이야기가 그대의 가슴에 남아, 어떤 상황이라 할지라도 한발 더 앞으로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글이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가 글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이니까.
그거면 충분하다.
Wing(윙)은 사전적으로는 비행기의 날개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관습적으로 항공업계에서는 승무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우리는 승무원 교육을 통과한 후 졸업하는 그날을 특별히 ‘윙데이’라고 지칭하고 승무원으로 비행을 시작하는 것을 ‘윙을 단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를 책의 제목으로 삼았다.
Wing의 시작은 처음엔 단순했다. 그저 준비생이었을 때 내가 느낀 목마름을, 같은 길을 걸으려는 이들은 겪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으니까.
항공업계랑 전혀 상관없던 나의 일상에서 승무원을 꿈꾼다는 것은 오지에 홀로 떨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는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래서 알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리고 누가 이랬다더라가 아닌 승무원,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들어 보고 싶었다. 비록 원 했던 일이라 할지라도 삶은 언제나 쓴 날과 단 날이 있기 마련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그들의 포장되지 않은 속사정을 알고 싶었다. 그들 역시 직장인일 테고 그렇다면 그들도 힘든 날도, 가뿐한 날도, 울음을 삼킨 날도, 기쁜 날도 분명 있었을 테니까. 그리고 그게 계기가 되서 시작한 글들이 모여 Wing이 되었다. 그러니 그대가 승무원이란 직업에 목마름을 느끼는 이라면 이 글을 통해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승무원이 된 이후에는 이 글들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간극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이건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의 문제겠지만,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될수록 내가 진짜 내 마음을 터놓고 싶은 사람들과는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너무나도 당 연하게 쓰는 용어들이 그들에겐 낯선 단어가 되어 가고 그러다 보면 일일이 설명하는 것이 버겁기도 하거니와 일하면서 느낀 나의 감정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기에 승무원인 나를 말하는 날들이 자연스레 줄어들고 종국에는 일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Wing은 내 사람들에게 “나 좀 이해해 주세요”라는 투정을 담은 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게 비단 나만의 문제일까? 아닐 것이다. 승무원이라면 한 번쯤 느끼지 않았을까. 속 시원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음껏 대화해 보고 싶은 욕망. 그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겉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속 이야기까지 세세하게 해 보고 싶은 그 마음.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승무원을 친구로, 가족으로, 연인으로 둔 사람들이 사랑하는 그 사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내가 승무원으로서 살아가는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승무원인 당신의 친구를, 딸·아들을, 혹은 연인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그대가 누구이든 어디에 있든 나의 이야기가 그대의 가슴에 남아, 어떤 상황이라 할지라도 한발 더 앞으로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글이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가 글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이니까. 그거면 충분하다.
프롤로그 중에서
프롤로그
# 001 그날, 나는 그냥 목 놓아 울어버렸다
# 002 나는 교육이 어려웠다
# 003 첫 비행입니다
# 004 누가 영국을 신사의 나라라고 했는가?
# 005 인도비행, 생각보다 괜찮잖아?
# 006 더블섹터, 이건 뭘까?
# 007 그냥 어떤 이의 영원한 행복을 빌어 주고 있었어
# 008 아무쪼록 다음번엔 만나지 말자
# 009 나는 살았다. 지금, 나는 살아있다
# 010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함만은 잃지 말자
# 011 최소한 오늘만큼은 아니었어야 했다
# 012 네 권리는 너 스스로 찾는 거야
# 013 우린 당신의 하녀가 아니란 말입니다
# 014 Would you be a cabin crew?(승무원 한번 해 보실래요?)
# 015 That’s special.(그게 특별한 거야.)
# 016 All of you are beyond my expectation.(너희 모두 내 기대 이상이었어.)
# 017 내가 바란 건 큰 것도 아니고 그냥 이런 거였는데…
# 018 자신감에 차 있을 때가 바로 경계해야 하는 타이밍
# 019 이래서 블랙리스트와 비행하는 건 어렵다
# 020 나 혹시… 지금 나이로비에 갇… 갇힌 거야?
# 021 의자 앞으로 하라고!!!
# 022 늘 선택은 그대의 몫이다
# 023 우리 이름은… 승무원입니다.
# 024 아, 이곳이 이런 곳이구나.
# 025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 026 Then, you can not fly. You should go home.(그렇다면, 집에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