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살, 미래를 말하며 힘을 찾고 있는 저자 권오일의 첫 번째 단편소설집 『회귀를 꿈꾸다』가 지식과 감성에서 출간되었다.
“이 대리, 우리 리비아 현장 지원할까?”
“석호 너도 이란 생활이 3년을 넘었구나. 고생 많았네.”
장벽처럼 펼쳐진 붉은 돌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자라지 않는 붉은 돌산에서 푸름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등산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등반을 시도했던 기억이 있다. 돌과 흙투성이를 밟으면 연신 미끄러졌다. 네발로 기어오르기를 시도했지만 시작할 수도 없었다. 그 후론 돌산은 풍경화처럼 감상 하는 그림 속의 산이 됐다. 넋을 놓고 돌산을 쳐다보려니 모래바람이 휑하니 불어와 입속으로 들어온다. 모래가 입안에서 씹혀 입안이 몹시 깔끄럽다. 돌산 중턱에 설치된 거대한 플래어스택에서 불기둥이 모래바람에 휩쓸려 회오리친다. 하늘로 확 솟구치더니 이내 제자리 찾기를 반복한다. 플래어스택이 수십 개가 늘어진 모습은 장관이다. 거대한 유전지대를 바라보면 산유국인 이란이 은혜를 받은 땅임이 분명하다.
“어제 우리가 히말라야를 등반했잖아. 너와 가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머리말
돈을 벌기 위해 리비아로
춥지 않은 이란에 탁정(託情)하고
적도에서 그 순진한 사람이 뒤집어 쓴 누명
중동에서 외국인과 같이 울다
베트남에서 아내의 품으로
목동에서 세상이 끝날 수도 있겠구나 (회귀 1)
전문의가 없는 인도네시아 작은 마을 (회귀 2)
희망을 찾아 아랍에미리트로 (회귀 3)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