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범죄를 조사하고 터트리는 데 협조하면 나의 뒤에 도사린 더 큰 어둠이 가려지고 사랑하는 그를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깊은 내막을 들여다보고 진실을 파헤쳤던 나는 무엇을 쫓고 있었는가. 무등산 한 자락에서 펼쳐지는 그 어느 날의 일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 보기 바란다.
여기는 어디인가?
터널도 안 보이고 강한 빛도 없다.
산화된 내 몸만이 보일 뿐이다.
살아생전 분명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 줄 뭔가가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장애에 부딪혀 꼼짝도 못 하고 있는 것인가?
그래서 그곳으로의 도달이 어려운 것인가?
나도 모르게 벌어진 동공에
눈에 익은 아라베스크 문양이 들어온다.
순간 깨달았다.
여긴 이세상과 저세상의 경계가 아닌 명백히 내가 살던 곳이라는 걸.
프롤로그
장막
단짝
형준, 혹은 영준
조영순
다시 5월이 되어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