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저자 : 이서경
분류 : 문학
발간일 : 2015-08-15
정가 : 12,000원
ISBN : 979-11-5528-462-9
청개구리의 울음소리에 숨겨진 아름다운 비밀 이야기…『꼬리』는 청개구리 ‘꼬리’가 ‘늘초록늪’이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한 해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짝짓기를 하는 초봄부터 겨울잠에 드는 늦가을까지, 작품 속에서 다뤄지는 주인공의 일상은 실제 개구리들의 한살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집이나 학교처럼 인간들의 사회와 닮은 설정이 있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등장생물들은 각자 고유의 생태적 특성에 어울리는 생각과 행동을 하고, 대부분의 이야기가 그들의 자연스러운 본능과 습성을 따라 흘러간다.주인공 꼬리는 늘초록늪에서 제일 작은 청개구리인 데다가 헤엄 실력도 형편없고, 올챙잇적 흔적인 꼬리까지 달고 있는 좀 ‘특별한’ 개구리다. 외딴 왕버드나무 집에서 엄마와 단둘이 사는 꼬리는 엉터리 노래 부르기가 유일한 즐거움이고, 한밤중에 비밀다락방에서 들려오는 왕버드나무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유일한 친구로 아는, 외로운 개구리다. 그렇게 특별하지만 외로운 꼬리가 학교에 가기 위해 난생처음으로 집밖의 세상을 만나는 순간부터, 심심했던 꼬리의 일상이 낯설고 위험한 일들로 팔딱팔딱 뛰기 시작한다.헤엄 실력도, 노래 실력도 엉망인 데다가 철없이 해맑고 순수한 꼬리는 옛날이야기 속의 말썽꾸러기 청개구리를 떠올리게 한다. 누구보다 놀기 좋아하고, 자기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살아가지만 가족과 친구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외톨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러하다. 하지만 작가는 옛날이야기의 화자가 말썽꾸러기 청개구리를 바라보는 관점과 정반대의 시선으로 청개구리, 꼬리를 바라본다. 노래를 좀 못 부르지만 즐길 줄 아니까 괜찮다고, 남들보다 헤엄을 좀 못 치는 대신에 더 자주 쉬고 주변을 잘 살필 수 있으니 좋은 거라고, 다른 개구리들에게는 없는 꼬리가 있어서 수많은 개구리들 속에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니 오히려 특별하다고 말한다. 부족한 점을 걱정하거나 나무라는 대신에 다독이고 감싸 안는다. 옛날이야기 속 청개구리에게 엄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까지 떠안기며 가르치려 했던 ‘착하게 말 잘 들어라’는 교훈을 비웃기라도 하듯, 꼬리는 한없이 자유롭고 엉뚱하지만 잘잘못에 대한 꾸지람 없이도 건강하게 잘도 자란다. 그렇다고 해서 꼬리가 아무런 아픔이나 어려움 없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세상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꼬리에게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생태계는 피할 수 없는 슬픔과 좌절을 안겨준다. 그러나 그 냉혹한 자연의 법칙 앞에서도 꼬리는 자신만의 진심과 순수를 잃지 않고 이해하고 배우며 성장하고, 꼭 찾고 싶었던 자신만의 보물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청개구리 ‘꼬리’의 이야기는 옛날이야기 속 청개구리처럼 안타까운 후회와 탄식에 젖은 울음이 아니라, 삶에 대한 긍정과 사랑을 담은 아름다운 노래로 끝을 맺는다.『꼬리』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청개구리인 ‘꼬리’가 자기 안의 놀라운 비밀을 간직한, 마음이 큰 청개구리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려내는 성장 동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작가는 청개구리, 꼬리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꼬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전달하려고 애를 쓴다. 그래서 독자들에게도 꼬리와 함께 몸을 낮추고 꼬리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고, 꼬리와 같이 헤엄치고 꼬리와 함께 풀잎 위로 뛰어보라고 유혹한다. 그렇게 꼬리와 함께 늪에 사는 여러 친구들을 만나면서 꼬리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여정은 제법 따뜻하고 유쾌하다. 꼬리가 겪어내는 위기와 모험은 그 체구만큼이나 작고 소소한 일들이지만, 마지막에 꼬리가 친구와 함께 부르는 노래는 결코 작지 않은 울림을 남긴다.작가의 말깨끗하고 순수한 생명의 상징과도 같은 청개구리, 꼬리의 이야기를 통해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의 소중함과,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흔히들 그저 징그럽다거나 하찮다고 생각하는 그 작은 생명체들에게도 생각이 있고, 꿈이 있고, 가족이 있고, 사랑이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 우리가 미처 알아보지 못할 뿐, 그 작은 아이들도 저마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애쓰며 살고 있는, 똑같이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을 말이다.꼬리의 이야기가 현실과는 동떨어진, 너무 아름답기만 한 동화 같은 삶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이 힘겹다고 해도 삶의 가장 본질적인 진실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믿는다. 청개구리에게 그러하듯, 우리에게도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은 기적이며 삶의 축복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그 축복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순간순간에 진심을 다한다면,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진심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한 가슴으로 끌어안는다면 세상이 조금은 더 아름답지 않을까.하루하루 온 마음을 다해 노래하는 맑고 순수한 꼬리처럼, 우리 어린이들이 저마다의 소중한 꿈을 위해 마음껏 노래하기를…… 그 노래가 힘차고, 즐겁고, 자유롭기를……그 노래들이 서로 만나 더욱 아름다운 합창으로 어우러지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이 작은 이야기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