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나무 집》은 공상규 작가의 두 번째 수필집이다. 주 내용은 주위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소재로 하여도 문학성이 뛰어나 가슴에 와닿는다. 저자나 일반 독자의 삶이 특별히 다를 게 없듯이, 읽으면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수필도 다른 문학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쓰는 것이지만 독자가 읽어 주지 않으면 좋은 글이라 할 수 없다. 수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석류나무 집》의 공상규 작가는 산골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읽은 책이라고는 교과서와 전과뿐이었다고 한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어도 이전에는 실감할 수 없는 시절이었다. 작가는 책을 읽는 대신에 자연이 수필이고 시였다고 회상한다. 그는 읍내에 있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비로소 문학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제야 비로소 독서다운 독서를 시작한 것이다. 20대 후반에 올바른 직장을 가진 후 틈틈이 글을 쓴 게 수필의 밑바탕이 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에 겪은 궁핍이 오늘날 글을 쓰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가난이 없었다면 글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석류나무 집》은 총 5부로 41편의 글이 실려 있다. 독자들이 읽고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며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대부분이다. 수필은 일단 독자가 읽어 공감하면서 재미가 있어야 한다. 《석류나무 집》은 주위에서 접할 수 있는 따뜻한 내용이 많아 친근감이 든다. 책을 읽으면 서너 편은 기억 저장소에 보관될 수가 있을 것이다. 아래 ‘작품 해설’의 일부가 저자와 책에 관한 내용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수필은 작가가 화자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언어로 전하는 장르다. 살아온 삶의 궤적마다 인상 깊은 체험은 물론이거니와 이루지 못한 꿈은 상상을 통하여 재구성함으로써 가상적 세계가 현실화한 과정을 서술한다. 당연히 그의 글은 자신과 가족과 일가친척이 등장하는 한 편의 드라마로 엮어진다.
…
공상규 수필가가 상재한 《석류나무 집》은 과거가 총화한 일상적 터전이면서 정신적 공간으로 자리한다. 그에게 석류나무가 이룸이라는 상징으로서 표상된다. 삶의 무대에서는 어려운 시절을 이겨 낸 의지를, 이상적 의미에서는 공자의 후손으로서 문사의 기개를 뜻하므로 작품집도 인생의 파고를 헤쳐 온 자기 성취를 회고하는 작품으로 이루어진다. 내용에서는 가장으로서의 인애와 문학이 인생의 반려임을 증언한다. 자전적 일대기, 다정다감한 가족사, 주변 지인들에 대한 진지한 배려의 이야기가 상호 유기성을 이룸으로써 작가의 인물론에 일치하는 수신修身의 문집임을 예증하고 있다.
…
《석류나무 집》은 자아로의 항진을 그려 낸 작품으로 짜여 있다. 그만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으로든 공상규는 심목心木을 키워 오고 있다. 그 해석은 석류나무 집이 셋방살이를 벗어나고 싶다는 현실 속의 집이면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키워 온 문학이라는 정신적 집을 뜻한다.
_작품 해설 중에서
공상규 작가가 인생의 이모작에서 찾은 수필은 그의 삶의 존재 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수필과 글벗이 있어 노후의 삶이 활기차고 희망에 부푼다고 말한다. 잔잔한 일상에서 자신만의 특별함을 느끼며 다정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그만의 시선을 함께 따라가 보자.
작가의 말
제1부 편견에서 벗어나다
여인과 모래톱
반시 우정
멋진 공간
편견에서 벗어나다
유언
선생님이 그립다
작은 부자
이모부를 만나는 날
제2부 아내의 빈자리
늦게 피어난 꽃
짜장 콘서트
석류나무 집
생리대를 찬 남자
동반자
아내의 빈자리
귀향
금자의 소망
제3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사랑으로 빚은 음식
능의 기를 받다
명당자리
20분의 행복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리움 한 통
텃밭 만찬
그래도 속고 싶다
제4부 국가가 맺어 준 인연
생일 봉투
이번에는
국가가 맺어 준 인연
옥련암과 아내
165-080423
초사병, 늦은 것도 나쁘지 않다
둥지
커피 단상
제5부 에덴 엘레지
보금자리
에덴 엘레지
숲속에 폭포가 있다
보름달이 얼마나 밝던지
호박 예찬
따뜻한 사람
동심정에서
천천히 가야 할 곳
여행의 끝은 집이다
작품 해설
사물의 심층적 해석과 인생 담론의 조화 - 박양근(문학평론가, 부경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