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석거리는 생을 쇠심줄로 살아온 꽃의 맨발이 씨억씨억 걸어온다.”
서울문화재단 ‘2024년 첫 책 발간지원’을 받은 조현숙 수필집 《꽃을 세우다》가 출간되었다. 사람과 자연의 속내를 읽어내고 그 삶의 내력을 전하는 이번 수필집은 신춘문예 및 전국 공모전 수상 작품과 문예지 발표작을 포함한 작품 42편을 묶었다. 작가는 사람과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력으로 그 실존에 정서적으로 다가간다. 자연과 사람의 긴 내력을 찾아가는 이해의 과정이 인문학적 성찰과 만나 풍성한 나무의 수사처럼 펼쳐진다. 능숙하게 우리말을 구사하는 어휘 능력과 탄탄한 구성, 쉽게 읽히면서도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지 않는 매력적인 문장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서울문화재단 ‘2024년 첫 책 발간지원’을 받은 조현숙 수필집 《꽃을 세우다》가 출간되었다. 신춘문예 및 전국 공모전 수상 작품과 문예지 발표작을 포함한 42편의 글들을 모아 묶었다. 작가는 중등 국어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동안 우리말과 우리글의 힘을 전하였고 오랜 시간 꾸준하게 글을 써왔다. 작가에게 수필이란 자연과 사람의 속내를 읽고 그 내력을 전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글이다. 발품을 팔아 현장을 확인하고 관찰하면서 사유하기에 낱말 하나, 문장 한 줄 허투루 쓰지 않았다.
《꽃을 세우다》는 가족애의 의미, 자연의 가치, 상처 입은 존재에 대한 연민, 교사로 만났던 아이들에 대한 애정 그리고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사유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글쓰기가 개인적 영역에 머물지 않고 공유의 가치로 이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조현숙 수필가는 섬세한 관찰력과 사색을 통한 인문학적 사유를 잔잔하게 풀어나가는 솜씨가 뛰어나다. 피었다가 시든 작은 꽃, 마른 풀포기, 작은 곤충에 이르기까지 사물의 실존에 정서적으로 다가간다. 무엇보다 작가의 작품은 쉽게 읽히면서도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지 않는 문장이 매력적이다. 우리말을 구사하는 어휘 능력이 능숙하고 글의 구성이 탄탄하며 문장과 묘사가 뛰어나다.
작가의 언어는 수필이 갖춰야 할 예술로서의 문학적 기법에서도 돋보인다. 자연과 사람의 내력을 찾아가는 이해의 과정이 풍성한 나무의 수사처럼 펼쳐진다. 평범한 경험에서 비범한 사유를 끌어내는 표현력과 예리한 시각을 보여준다.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균형감각이 울림을 주며 치밀한 형상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작가의 말
1장 종자의 시간
포란
풍락초
종자의 시간
바다의 시간
달을 따는 시간
피고 지고 다시 움트는
숲의 시간
비질
홍시
김밥
2장 꽃을 세우다
자반고등어
어미 주꾸미
꽃을 세우다
양치기 할머니
웃는 바다
탱자
현관
시어머니의 뜨개질
땀내
그리움이라는 우물을 채우는 법
3장 천변 산책론
항아리의 힘
천변 산책론
머리카락
보리와 덩굴장미
오이 할머니의 셈법
말하는 은행나무
마음 보관소
모지랑이 줄
손
나무의 내력
맨발
4장 가볍거나 무겁거나
밥
폐지 줍는 할아버지
당신의 소나무
잠
집
지붕
숲을 읽다
가락바퀴의 꿈
산수유나무 아래서
연리지
가볍거나 무겁거나
수상작 및 발표작